데어 윌 비 블러드: 탐욕과 성공, 우리는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

데어 윌 비 블러드

<데어 윌 비 블러드>(There Will Be Blood, 2007)는 단순한 성공 서사가 아니다. 이 영화는 인간의 탐욕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성공을 향한 집착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탐구한다. 주인공 다니엘 플레인뷰(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석유 사업을 통해 부와 권력을 쌓아가지만, 그의 성공은 끝없는 욕망과 냉혹한 계산 속에서 이루어진다. 영화는 인간 본성 속 탐욕이 어떻게 성공을 만들어내며, 동시에 그것이 어떻게 인간을 파괴하는지를 보여준다.


1. 탐욕은 성공을 이끄는가?

다니엘 플레인뷰는 기회가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공을 쟁취하려 한다. 그는 석유를 발견하고 이를 개발하면서 점점 더 냉혹한 존재가 되어간다. 그의 목표는 단순한 부의 축적이 아니라, 경쟁자를 무너뜨리고,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강력한 위치에 서는 것이다. 영화 초반부 그는 노동자들과 함께 직접 땅을 파며 힘든 일을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점점 권력을 쥐고, 타인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성공을 추구한다. 이것은 토마스 홉스(Thomas Hobbes)의 ‘자연 상태’ 개념과 연결된다. 홉스는 인간이 본성적으로 이기적이며, 힘과 권력을 통해 살아남는 것이 인간 사회의 기본 원리라고 보았다. 다니엘 역시 이러한 논리에 따라 움직이며, 그의 성공 과정은 순수한 경쟁과 힘의 논리 속에서 진행된다. 그는 가족, 도덕, 종교조차도 자신의 성공을 위한 도구로 이용하며, 필요할 때는 냉정하게 모든 관계를 끊어버린다. 그러나 영화는 탐욕이 단순히 성공의 원동력이 아니라, 결국 그를 파멸로 이끄는 요소가 될 수도 있음을 암시한다. 탐욕은 단기적으로 강한 추진력을 제공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니엘은 점점 고립되고, 타인과의 관계를 스스로 파괴하게 된다. 이는 탐욕이 성공을 이끌 수도 있지만, 동시에 인간성을 갉아먹는 양면성을 지닌 감정임을 보여준다.


2. 성공은 무엇을 대가로 이루어지는가?

다니엘은 성공을 위해 도덕과 윤리를 포기한다. 그는 작은 마을에서 석유를 개발하면서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종교 지도자인 일라이(폴 다노)와 대립하며, 심지어 자신의 양아들 H.W. 플레인뷰마저도 이용하려 한다. 처음에는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듯하지만, 결국 그마저도 사업적 도구로만 바라본다. 영화 후반부, 다니엘은 H.W.가 자신의 친아들이 아님을 강조하며 그를 매몰차게 내친다. 이는 성공을 위해 인간적인 관계까지도 버릴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것은 니체(Friedrich Nietzsche)의 ‘초인 사상’과 연결될 수 있다. 니체는 기존의 도덕과 가치를 넘어서는 존재가 진정한 초인이며, 스스로 새로운 기준을 세울 수 있는 자가 강한 인간이라고 말했다. 다니엘은 기존의 윤리와 도덕을 따르지 않고, 자신의 기준에 따라 행동하며 끝없는 성공을 쫓는다. 그는 강자의 논리를 따르며, 타인의 희생을 통해 자신의 부와 권력을 확장해 나간다. 그러나 영화는 이러한 방식의 성공이 궁극적으로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되는지를 묻는다. 다니엘은 점점 더 외롭고 파괴적인 존재가 되어가며,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완전히 무너진 모습을 보인다. 그는 모든 것을 가졌지만, 결국 아무도 남아 있지 않은 상태에서 스스로를 갉아먹는 존재로 전락한다. 영화는 우리가 성공을 추구할 때 무엇을 희생하게 되는지, 그리고 그러한 희생이 과연 의미 있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3. 결론: <데어 윌 비 블러드>가 던지는 철학적 질문들

영화 <데어 윌 비 블러드>는 탐욕과 성공의 관계를 통해, 인간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묻는다. 다니엘 플레인뷰의 성공은 순수한 노력과 능력의 결과가 아니라, 타인을 희생시키고 도덕적 기준을 무시한 결과였다. 영화는 탐욕이 강한 추진력이 될 수 있지만, 결국 그것이 인간을 고립시키고 파멸로 이끌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성공이 반드시 행복과 연결되는 것이 아님을 강조하며, 성공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다. 결국, <데어 윌 비 블러드>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성공을 위해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 탐욕은 우리를 성장시키는가, 아니면 파괴하는가? 성공이란 무엇이며, 그것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희생해야 하는가? 영화는 이 질문을 남기며, 관객들에게 깊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